내가 나이가 25이 넘으면서
대학교 - 군대 - 스타트업(이라 읽고 좋소라 쓰는...)까지
거치면서 강해지는 생각 중 하나는
우리 엄마아빠가 진짜 대단한 사람이구나..
물론 내 스타일 아는 사람은 예상하듯이
뻔하게 당연히 나를 낳아주고 키워줘서 고맙죠
같은 뻔한 듣기 좋은 이유 아님ㅋㅋ
최상위 환경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나름 꽤 좋은 환경에서 자라왔다는 걸
대학교 가서 깨달았는데
그 전까지는 그냥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많은 부분들이 부모님이 좋은 환경에서
자라날 수 있게 해줬기 때문임을 깨달았다.
내가 좀 특이한 것 중 하나가
부모를 소중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맞으나
정서적 유착 관계는 전혀 없는데,
예를 들어서 나는 어렸을 때부터
엄마아빠를 보고 싶어한 적이 단 한 번도 없었고
나를 낳아줬다는 것에 고마움을
진심으로 느낀 적은 단 한 번도 없음.
그냥 사회화 과정에서 엄마아빠한테 감사드려야지!
라고 주입하니까 그런가보다 하고 감사합니다..하지
마음으로 진정 느낀적은 없었던 것 같음.
여기서 부모에 관해 하나 짚고 넘어갈 것이,
나의 관점이 아니라 부모의 관점에서
이성적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함.
A. 나를 낳아준 것에 대해
나는 낳아준 것에 고마움을 느껴야 한다는 것에
전혀 동의하지 못함.
사실 인생 자체는 어떻게 태어나든 그냥 고통 그 자체임
행복은 진짜 Jonna 짧고
나머지는 그냥 고통 그 자체라고 봐야함
애초에 어둠이 있어야 빛이 의미가 있듯이
행복이 존재하려면 고통이 존재해야 되고,
고통이 클수록 행복이 의미가 생기는 것임.
기댓값으로 봤을 때 (행복-고통) > 無(태어나지 않음)
되기 정말 쉽지 않다고 생각함.
아마 아무도 없지 않을까?
그리고 부모의 관점으로 봤을 때
사랑의 결실 또는 후손 양성이라는 의미로
나를 낳은 것이지
'나' 그 자체를 위한 이타적인 행동이 아니기 때문에
고마움을 느껴야 할 이유가 있는지 의문임.
'나'는 그저 결과물일 뿐, 주체가 아니기 때문에
쉽게 말하면
"내가 태어나고 싶어서 태어났어?"가 맞다.
유치하긴 해도 사실 맞는 말이다.
사회적으로 낳아준 것에 고마움을
느끼라고 강요하는 것은
사회가 혼란스럽지 않도록
규율을 만든 것이라고 봐야함
애초에 선악을 포함한
도덕 자체가 인간이 만든 규율이기 때문임.
B. 나를 키워준 것에 대해
이 부분에 대해서는 고마워 해야 한다/아니다
이분법적인 사고는 어렵고
스펙트럼으로 생각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유전적, 정서적, 경제적 요인으로 따졌을 때
얼마나 내가 행복감을 느낄 수 있도록
설계해주었는가?에 대한 정도로
고마움을 느껴야 한다.
사실 상대적인 가치로 따졌을 때
내가 하위에 해당한다면 인생 자체가
고통 그 자체라서..
꼭 부모가 부자여야 한다라는 얘기가 아니라
경제적으로 부족하다면 정서적으로 풍부하게 키워서
상대적인 가치가 아니라 본인의 내재적인 가치에서
행복감을 느끼도록 환경을 조성하거나
여자라면 정말 예쁜 얼굴을 물려주거나
정말 faminine하게 키워서 남자한테 대접받고
사랑 받을 수 있도록 키우는 등
아이의 특성을 파악해서 맞춤형으로
환경을 조성해서 잘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 생각한다.
이 또한 부모의 관점에서
어느 정도는 '나'에 대한 사랑과
이타적인 동기 그 자체로 키우기도 하지만
어느 정도는 본인의 책임감과
본인의 욕망을 투영 등
이기적인 동기가
어느 정도는 포함될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물론 그 동기보다는 결과가 중요한 것이긴 하지만..
그래서 무조건적으로 고마워해야 한다기 보다는
조건적으로 따져야 한다는 것이다.
무조건적으로 고마워하지 않는다고
내가 부모에게 감사드리는걸 거부하겠다!가 아니다.
사실 나는 그렇게 조건적으로 따졌을 때
부모에게 더 감사함을 느낀다.
유전적, 정서적, 경제적으로 각 부문에서
이렇게 골고루 상위에 해당하도록
낳고 키워준 것이 얼마나 대단한 것인지
갈수록 느끼기 때문이다.
솔직히 부모에게 진심으로 고마움을 느끼는 이들이
얼마나 많겠는가?
다들 그냥 사회화 과정에서 그래야하나보다 하고
좀비처럼 인식하는 것이지..
내가 아들딸을 가졌을 때
우리 부모님처럼 낳고 키울 자신이 사실 없다.
최초의 부모보다 가난한 세대라서
경제적으로도 물론이고,
정서적으로도 글쎄.. 잘 모르겠다.
정신적으로는 내가 더 성숙한 것 같기는 한데
정서를 전달하는 건 또 다른 문제고
유전도 사실상 운 그 자체라..
결론적으로 나는 부모님께 정말 감사드리고
존경할 수 밖에 없지만
최소한의 책임도 지지 못했으면서
자식으로서의 도리를 바라는 부모가 있다면
과감하게 손절하고 고려장하길 바란다.
반대로 성인이어도 부모의 지원을 받고 있고
그 지원이 본인의 길에 도움이 된다면
부모의 뜻에 어느 정도는 따라야 한다고 생각한다.
위에서도 말했듯이 부모에게 자식이란
순전히 이타적인 동기 그 자체가 될 수 없어
타협의 대상이 되기 때문이다.
(물론 자식 이기는 부모 없단 말이 있듯이
협상 테이블에서 우위에 있긴 하다)
이 모든 것을 판단하려면
본인의 인생에 대한 큰 방향성에 대해
자신이 확신을 갖고 있어야 한다.
성인이 되었다면
동화에서 깨어나고 현실적인
자신의 인생에 대해 객관적으로
계산기 돌려보고 판단해야할 때지 않나 항상 생각한다.
'일상생활 속 잡념' 카테고리의 다른 글
SPC 불매운동, 그게 맞는걸까요? (12) | 2022.10.22 |
---|---|
바나프레소 vs 메가커피 (3) | 2022.10.19 |
매력 있는 사람이 되기 위해 첫번째로 갖춰야 할 것 (0) | 2022.08.13 |
자존감 올리는 법에 대해 Araboja. (0) | 2022.08.08 |
드라마 우영우에 거부감이 드는 이유 (0) | 2022.08.0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