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광이라고 스스로 말하기는 부끄럽지만
나름 왓챠에 기록한 영화기준 670개로
꽤 많이 봤고
영화에서 말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생각하면서
보는 사람 중 한 명인데
내가 가장 좋아하는 감독이 크리스토퍼 놀란임.
그런데 희한하게도
놀란의 최근 작품 중
가장 대중적이지 않을 것 같은
오펜하이머가 유난히 개봉 전부터
사람들이 난리였던 것 같은데
나는 애초부터 오펜하이머가
대중적인 영화라고 생각하지 않았고
사람들이 자극적이라고 재밌어할만한
부분이 없었다고 생각한다.
(실화 기반이기 때문)
사실 이 영화는
과학에 관한 영화라기 보단
도덕적 딜레마에 빠진 천재 과학자의
휘몰아치는 감정선에 관한 묘사를
다큐멘터리 형식으로 다룬 영화임.
나 같은 경우 영화 속 인물의
감정에 공감해야하는 영화에는
큰 흥미를 느끼지를 못하기 때문에
놀란의 영화 중 가장 별로였던
영화 중 하나였음.
나는 크리스토퍼 놀란이라는 감독이
경이로운 감독인 이유 중 하나는
창의적인 연출과
재밌는 스토리 속 은밀하게 숨어있는 메시지,
그리고 그것을 더욱
빛나게 해주는 과학적인 이해라고 생각함.
1. 창의적인 연출
뭐 이 부분은 누구나 다 공감할거라 생각하는데
놀란의 영화는 대부분 역순행적 구조로
영화가 시작되며
영화의 끝부분과 처음이 이어지는
수미쌍관 구조를 보여줌
https://www.youtube.com/watch?v=QF5AKYXgLiw
첫 장편영화 데뷔작부터 돋보였던
사건의 타임라인을 자유자재로 갖고노는게
놀란의 시그니쳐라고 생각함.
그 외에 오펜하이머에서
사람들 앞에서
발가벗은 기분을 나타내는 연출과 같이
사람들에게 직접적으로 인물의 감정이나
어려운 과학적인 개념을
피부에 와닿게 연출하는게 뛰어나다고 생각함.
2. 재밌는 스토리 속 은밀한 메시지
요즘 사람들이 가장 피곤해하는 부분이
영화계의 PC인데
기본적으로 영화는 재미있는 스토리가 우선이고
그 속에 간접적으로 메시지를 넣는게
관객 입장에서도 당연히 좋고
메시지를 전달하는 입장에서도
더 효과적으로
메시지를 전달하는 방법이라고 생각함.
놀란은 당연하게도
철저하게 스토리를 우선시하는 스타일인데
놀란 영화의 메인 메시지 테마는
크게
"성공을 위해 얼마나 희생하였는가?"
(sacrifice)
그리고 "파멸로 향하는 인물의 감정선 변화"
두가지로 나뉘어진다고 봄.
나는 놀란의 전자 테마작들을 정말 좋아하고
후자 테마작들은 비교적 덜 재밌게 봄.
기본적으로 한 영화에 두 가지 테마가
다 섞여 있지만
어디에 무게를 더 두었느냐로 본다면
전자의 작품이
프레스티지, 다크나이트 트릴로지, 인셉션, 테넷
후자가
인터스텔라, 덩케르크, 메멘토 그리고
이번 오펜하이머임.
소름이 돋는 부분은
놀란의 모든 영화가
장르가 전부 다르다는 거..
항상 비슷한 메시지를
완전히 다른 플롯, 다른 장르로
대중에게 전달하는 게 진짜 대단하다고 생각함.
3. 놀란의 과학적 이해
이건 뭐.. 말 안해도 모두 알테니 생략.
결론을 내자면
잘 만든 영화의 특징 중 하나가
장면 하나하나가 치밀하게 설계되어
버릴 장면이 하나도 없다는 것인데
놀란의 영화는 그 중에서도
모든 장면이 섬세하게 조직되어 있고
타임라인도 친절하지 않아서
오펜하이머는 3시간 내내 집중해
모든 장면을 캐치하면서
플롯과 감정선을 전부 따라가야 하는
관객 입장에서 피곤한 영화임.
그래서 이게 가능한 관객은
정말 재밌게 볼 수 있고
이게 힘든 관객은 재미 없게 볼 수 밖에 없음.
심지어 이번 장르는 다큐라서
더더욱 SF장르적인 흥미를 기대하고 온 사람들은
실망할 수 밖에 없었다고 생각함.
그러므로 인물에게
공감이 잘 되지 않는 사람들은
너무 기대하고 보지 말도록 하자.
'컨텐츠 리뷰 > 영화'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영화 <파묘>가 별로인 이유(스포o) (2) | 2024.02.26 |
---|---|
나의 인생 영화 크리스토퍼 놀란의 프레스티지(Prestige) 리뷰 (0) | 2023.08.25 |
로버트 패틴슨의 <더 베트맨> 리뷰 (0) | 2022.03.13 |
2008년 리먼 브라더스 파산사태를 다룬 영화들 (0) | 2021.08.06 |
무엇이 클래식을 만드는가(Feat.원초적 본능) (0) | 2021.01.1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