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투기는 예술이다

2025년 3월 22일.

Gosingasong 2025. 3. 22. 21:52
728x90
반응형

2025년 3월 22일.
얼마나 오랫동안
이 날을 기다렸는지 모르겠다.
 
내가 고수가 되고 싶었던
여러가지 이유 중 하나는
내가 고수가 되어야
고수들과 시장에 대한 이야기를
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아직 고수가 되지는 않았지만
약간의 치트키처럼,
신(神)과 같은 알바트로스님의
강연을 듣는 날이 바로 오늘이었다.
 
이번주 내내 일부러 기대하지 않으려고
무진장 애를 썼다.
그럼에도 오늘 일찍 일어나는 건
어쩔수가 없었나보다.
 
강연 시간은 한시,
나는 무조건 맨 앞에 앉겠다 생각해서
10시 40분에 도착했다.
 
점심까지 샌드위치를 갖고와서
강연장에서 먹었다.

그리고 정말 내가 일등으로 도착했다.
강연이 1시면 12시부터 착석가능하다고
담당자에게 좀 혼나긴 했지만..
그래도 뿌듯했다.
 
강연을 듣는다고 내 투자실력이
갑자기 드라마틱하게 변할거라고 생각하지는 않았다.
그래도 알바트로스님을 실제로 뵐 수 있다는게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벅찼다.
그렇게 12시 55분쯤 오셨는데
정말 깜짝 놀랐다.
 
내가 지금까지 봤던
사진은 전부 10년이 넘은 사진들이어서
내가 나름 생각한 이미지가 있었는데 
그 이미지와 너무 달랐다.
너무 시장에만 몰입하시는 분이라고만
생각해서 그랬는지 모르겠는데
실제로는 아이언맨의 토니스타크와 느낌이 비슷했다.
흰 수염과 머리, 안경
그리고 돈(?) 때문이었던 것 같다.
바이브가 상당히 여유로우시고
훨씬 유머러스한 분이셨다.
 
강연을 장정 5시간 해주셨는데
정말 쏜살같이 지나갔다.
그동안 수많은 학원을 다녔는데
2시간 먼저와서 예습하고
5시간동안 맨 앞에서 이렇게
집중한 적은 처음이라서 좀 웃겼다.
 
강연 중 가장 기억에 남는 내용은
3가지 정도가 있었다.
 
첫번째는 가벼운 내용으로
모두가 이상한 사람으로 느껴졌는데
알고보니 당신께서도 이상한 사람이라는 걸
인정하신다는 내용이었다.
 
아..
사실 나도 오늘 딱 그렇게 생각한 사건이 있었다.
 
오늘 강연에 도대체 뭘 입고가야 될까 고민하다가..
보컬님이 젊으실 때
매일 아침 진지한 자세로 임하기 위해
정장을 입고 매매하셨다 한게 떠올라서
나도 내 스스로를 좀 더 진지하게 임하게 하기 위해
정장을 입고 갔는데
 
강연장에 4번째로 오신 분이 
정장을 입고 바로 내 옆자리에 앉으셨었다.
자리도 많은데 내 옆자리에 앉은 것부터
여러가지 산만한 행동까지
아~ 정말 이상한 사람이 내 옆에 앉았다
생각했는데
 
강연장에 정장을 입고 온 사람이
그 분과 나 딱 두명이었다.
알바트로스님 말씀을 듣고
나도 어쩌면 그 분과 많이 다르지 않겠구나 생각했다.
(실제로 이상한 사람,
또라이라는 말도 많이 들었으니)
 
두번째는 마음의 불을 다스리는 것에 대한 이야기였다.
알바트로스님의 여러 건의 주문 실수로 인한
썰을 풀어주셨는데
주문 실수로 인한 큰 손실을 보신 후
1~2년동안 자신을 믿고 그 돈을 다시 찾아오신 것에 
대한 내용이었다.
알바님의 멘탈은 상상초월이었다.
 
데이트레이더로서
마음의 불길이 커져서 어찌하지 못하는 걸
나도 어느 정도 이해한다고 생각했는데,
부끄러울 정도로
상상도 할 수 없는 멘탈의 격차를 느꼈다.
 
그리고 고수라고 
마음을 다스리는 법이 따로 있는게 아니란 것도
알게 되었다.
 
나는 내 인생이 진짜 알바트로스님 덕분에
바뀌었다고 생각하는 사람인데,
생각해보면 그 이유는 항상
'고수라고 별 수가 있는게 아니다'
를 여러 방면에서 보여주셨기 때문인 것 같다.
 
고수에 대한 환상에 빠져서
최강의 비기를 찾는 게 아니라
내 갈 길 묵묵히 가는거 
정답은 그거 하나뿐이라는 것에
'확신'을 주셨기 때문에
나 또한 인생에 있어
수적석천이라는 걸 진심으로 믿게 되었다.
(이걸 머리로 아는 것과 
마음으로 아는 것의 차이는 하늘과 땅 차이다.
진짜 아는 사람만 알 것이다.)
 
세번째는 마지막쯤에 말씀하신 '준비'였다.
지금도 울컥하는데..
알바트로스님이 '할거면 인생을 걸어라'는
말을 난 완전히 오해하고 있었다.
 
인생을 걸라는 말은..
다른 고수들이 그러하듯
극한의 상황에 내몰려서
생존의 위협을 느낄만큼
절박해야만 성공할 수 있는걸까?
의구심이 있었다.
 
"그렇다고 일부러 빚져서
극한의 상황으로 날 내몰수도 없고.."
라는 타협적인 생각때문에 안되는걸까?가
컴플렉스처럼 자리잡았던 것 같다.
그런 생각들이 나를 더
조급하게 만들기도 했었던 것 같다.
 
트레이더는 사냥꾼이지만
시장에서 덫을 놓고 기다리는 
사냥꾼에 가까운데,
마음이 조급해지면
움직이는 사냥감을 쫓아다니기 마련이기에
상황이 더 악화될 뿐이었다.
 
하지만 오늘 알바트로스님의 말씀을 듣고
내가 완전히 그 뜻을 오해했구나,
지금까지 충분히 잘해왔다고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말할 수 있는 이유는
지난 2년 동안 
내가 밤을 새면서 시장을 보진 않았지만
깨어있는 시간만큼은
시장 생각으로 가득차있었다고 말해도
전혀 부끄럽지 않기 때문이다.

지금 페이스대로 꾸준히만..
우선 동네 뒷산부터 정복하자 생각했다.
눈덩이를 일단 만들자,
일단 만들기만 성공해서
굴리다보면 그게 언젠간 태산이 되겠지란 생각이
더욱 선명해진 느낌이 들었다.
 
이것이 이번 강연에서 얻은
가장 큰 수확이지 않을까 한다.

원래 질문이 몇 개 있었는데
강연을 다 듣고나니 모두 의미가 없어졌다.
그냥 꾸준함. 그게 답인것 같다.

강연장에서 나오는 길에
마음이 한결 가벼워지고 상쾌해진
그 기분을 오랫동안 기억하고 싶다.

강연이 끝나고 사인을 받고
악수까지 해주셨다.
(홍룡이부터 오늘까지,
기운 제대로 받았다.
2025년은 내 20대의 마지막이자
다시 태어나는 해일 것이다.)
 
사인을 받을 때,
왜 필명이 gosingasong이라고 물으셔서
gosingasong을 빨리 발음하면
'고준성'이 돼서라고 말씀드렸더니
고개를 갸우뚱하신 느낌을 받았다.
아마 나도 정말 이상한 사람이라고
생각하셨을 것 같고
그게 맞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알바트로스님,
누군가를 진심으로 존경하는게
이렇게 기쁘고 행복한 일이라는 걸
덕분에 처음으로 깨달았습니다.
 
지금은 알바트로스님이
범접할 수 없는 산으로 느껴지만,
그럼에도 제 목표는 
당신을 뛰어넘는 것입니다.
 
지금은 동네 뒷산도
아둥바둥하는 수준이지만,
중수가 되었을 때
꼭 알바님이 사주시는 술, 먹고 싶습니다.
그러니 앞으로 오래오래 건강하게 옥체보존해주십시오

반응형